얼마 전 정부가 2025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하자마자 제 지인 중 서초구에 아파트를 가진 분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보유세가 50% 넘게 오른다던데, 지금 집 팔아야 하나?" 하는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저도 뉴스 기사 제목들을 보면서 '이번엔 정말 매물이 쏟아지려나' 싶었는데, 막상 시뮬레이션을 직접 돌려보니 생각보다 상황이 달랐습니다. 공시가격 상승률만 보면 충격적이지만, 실제 금액과 시세 상승분을 따져보면 당장 집을 내놓을 만큼 급박한 건 아니더군요.

보유세 급등, 실제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이번 공시가격 발표에서 서울은 평균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특히 강남 3구와 한강변 아파트는 상승률이 더 높았죠.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합친 개념인데, 여기서 종부세란 일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으로, 1주택자는 공시가격 12억 원(2024년 기준) 초과분부터 과세됩니다(출처: 국세청). 공시가격은 실제 시세의 약 69% 수준에서 산정되기 때문에, 시세 20억 원짜리 아파트라도 공시가격은 14억 원 정도로 잡힙니다.
제가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본 결과, 서초구 반포동 레미안원베일리의 경우 공시가격이 34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올라 약 10억 원이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유세는 전년도 1,829만 원에서 2,855만 원으로 약 1,026만 원 늘어났죠. 퍼센티지로만 보면 56.1% 급등이니 엄청나 보이지만, 같은 기간 시세는 10억 원 이상 올랐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답이 나옵니다. 보유세 1천만 원을 더 내더라도 시세 차익이 10억 원이면, 대부분은 버티는 쪽을 선택합니다.
용산 한가람아파트는 공시가격이 17억 원에서 21억 원으로 약 4억 원 올라, 보유세가 477만 원에서 676만 원으로 199만 원 증가했습니다. 상승률로는 41.7%인데, 몸값은 5억 원 가까이 오른 셈이죠. 솔직히 이 정도면 세금 부담보다 자산 가치 상승이 훨씬 크다고 봐야 합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 보유세 절대 금액 증가분이 시세 상승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 고령 1주택자라도 현금 유동성이 있다면 당장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
- 강남권 핵심 지역은 그간 보유세를 계속 버텨온 분들이 많아 자금 여력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물 쏟아질까? 시세 흐름이 핵심이다
보유세 부담 때문에 매물이 나오려면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시세가 하락하거나 보합 상태일 때입니다. 제 경험상, 집값이 오르고 있을 때는 세금이 좀 올라도 사람들은 버팁니다. 오히려 "조금만 더 버티면 세금은 회수하고도 남겠지"라는 심리가 작동하거든요. 반대로 시세가 떨어지거나 정체되면 "세금만 내고 손해 보는 거 아냐?"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매물이 나옵니다.
최근 강남권과 한강변 아파트 시세가 다소 약해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이슈 때문에 일시적으로 생긴 현상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하락 추세의 시작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여기서 양도세 중과란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에 대해 일반세율보다 높은 세율(최대 75%)을 적용하는 제도로, 2024년 5월 9일까지 한시적으로 중과 배제 혜택이 있었습니다(출처: 기획재정부). 이 기간에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가, 5월 9일 이후 다시 잠기면서 시세가 보합세로 돌아선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건 정부의 다음 수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세금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몇 차례 발언했지만, 동시에 "시장 흐름을 보고 보유세를 강화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습니다. 이 말은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추가 과세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주변 지인들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 다주택자라면 지금이라도 정리를 고려하라. 징벌적 과세는 이미 현실이다.
- 거주 중인 1주택자는 정부안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 거주 여부에 따라 세금 차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 비거주 1주택자(전세 끼고 다른 곳 거주)는 정부 발표를 예의주시하되, 거주 전환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지 검토하라.
집값이 오를 때 발생한 시세 차익은 대부분 국가 인프라 투자 덕분입니다. 도로, 학교, 지하철 같은 공공재는 세금으로 만들어지죠. 그런 의미에서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는 사회적으로 합리적입니다. 다만 세금 부담이 커진다고 해서 무조건 매물이 쏟아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시세가 계속 오르면 사람들은 세금을 내면서라도 버팁니다. 반대로 시세가 꺾이면 세금 부담은 방아쇠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6월 1일 기산일을 기준으로 보유세가 부과되고, 실제 고지서는 8~9월에 날아옵니다. 그때 체감이 오면 "내년엔 팔아야겠다"는 분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매물이 폭증할 거라는 예측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저는 언론 기사 제목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실제 금액과 시세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세 20억 원 이상 아파트를 가진 가구는 국내 전체 가구 대비 상위 약 2% 수준입니다. 이 정도면 부자세를 내는 게 맞다고 봅니다. 다만 그 세금이 매물로 이어질지는 결국 시장이 결정할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