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최근까지 "집값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전월세 매물은 사라지고, 있어도 가격은 30% 가까이 올라 있었습니다.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마감을 앞두고 매도 물량은 나오고 있지만, 호가는 여전히 높습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지금 사야 할지, 더 기다려야 할지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경매 시장에서 본 실제 상황
요즘 뉴스를 보면 "경매 매물 폭증"이라는 제목이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 경매 시장을 15년간 지켜본 전문가들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오히려 4~5개월 전보다 줄었습니다. 작년 11~12월에는 300~350건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200건도 안 됩니다.
늘어난 건 빌라와 다세대, 도시형 생활주택 같은 비아파트 매물입니다. 특히 전세 사기로 인한 강제 경매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강제 경매란 채권자가 법원에 신청해 진행하는 경매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집주인이 자발적으로 파는 게 아니라, 법적으로 강제로 파는 것입니다.
저도 최근 경기도 김포시 아파트 경매 건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24평형 아파트가 감정가 3억 2천만 원에서 2억 8천만 원에 낙찰됐는데, 전세는 보증금 3천에 월세 100만 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취득세를 포함해도 연 4.8% 수익률이 나옵니다. 1~2년 전만 해도 주거용 아파트로 이런 수익률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이게 지금 전월세 시장의 현실입니다.
5월 9일 이후 매물 잠김 가능성
많은 분들이 "5월 9일 지나면 세금 폭탄 못 버티고 매물 쏟아지겠지"라고 기대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주택자들은 이미 여러 번의 규제를 겪어왔습니다.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대한 내공이 상당합니다.
더 중요한 건 구조적 변화입니다. 전세 매물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있어도 1,2년 전보다 20~30% 올라 있습니다. 월세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남권 테헤란로 인근 원룸 오피스텔 월세가 평균 150만 원 수준입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100만 원 선이었습니다.
여기서 ROI(자기자본수익률)를 따져봐야 합니다. ROI란 내가 투자한 자본 대비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전월세로 나가서 월 150만 원씩 내면서 집값 하락을 기다리는 것과, 지금 대출 받아서 집을 사는 것 중 무엇이 유리할까요? 시간의 흐름이 무주택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매도 물량은 나오고 있지만, 호가는 최근 거래가 대비 5% 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급하신 분들은 기대 수준을 더 낮춰야 팔릴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매수자들은 "조금만 더 기다리면 더 싸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런 눈치 싸움이 5월 9일 이후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출처: 부동산114).
앞으로 2~3년, 세 가지 키워드
부동산 시장을 관통할 키워드는 세 가지입니다. 공급 절벽, 임대료 쇼크, 갭 메우기입니다.
공급 절벽은 이미 현실화됐습니다. 2020~2021년, 건설사들이 착공을 거의 못 했습니다. 공사비 급등과 시행사 부도로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여기서 착공이란 건축 공사를 실제로 시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착공 후 입주까지는 보통 3~4년이 걸립니다. 그 여파가 지금 나타나고 있고, 2030년 이전까지는 유의미한 공급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로 집이 지어지려면 최소 5~7년은 걸립니다.
임대료 쇼크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3~4년 전까지는 그래도 전세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전월세로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전세 물량 자체가 없습니다. 월세도 급등했습니다. 서울 외곽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결국 내 소득에서 임대료로 나가는 비중이 커지면서 저축할 여력이 줄어듭니다.
갭 메우기는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집을 사게 되는 현상입니다. 전세 만기가 돌아왔는데 갈 곳이 없습니다. 월세로 가려니 지출이 너무 큽니다. 결국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삽니다. 이때 선택하는 건 보통 중소형 평수입니다. 59㎡(약 18평) 아파트 매매가가 84㎡(약 25평) 전세가와 비슷해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1~2억만 더 보태면 내 집이 되니, 무리해서라도 매수로 전환하는 겁니다.
여기에 금리 리스크도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사라졌습니다. 환율도 1,480원대를 오가고 있어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주담대 금리는 이미 최저 4%대, 최고 7%대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서 주담대란 주택담보대출의 줄임말로,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리는 대출입니다. 변동 금리로 대출받으신 분들은 금리 상승 여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출처: 한국은행).
저는 개인적으로 정부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 청년들은 결혼도, 출산도 포기합니다. 지방에서는 초등학교가 문을 닫고, 대기업 공채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10년 뒤에는 군 병력도 부족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값만 오르는 건 국가 전체로 보면 재앙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계속 규제 카드를 꺼낼 겁니다. 비거주 1주택자 세금 강화, 다주택자 보유세 인상 같은 카드들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일반 1주택자까지 보유세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강남 50억대 고가 주택이 아닌 이상, 1주택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지금 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와 1주택 갈아타기 수요가 중심입니다. 다주택 투자는 취득세 허들이 너무 높아 전문 투자자가 아니면 어렵습니다. 신규 공급이 나온다 해도, 서울 수도권 수요에 지방 자금까지 몰리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상황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기다리면 더 싸질 거라는 기대보다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실거주 가능한 집을 찾는 게 현실적입니다. 물론 무리한 대출은 금물입니다. 금리 상승 여력과 월 상환액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임대주택을 잠깐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내 집 마련이 답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택지는 줄어들고, 비용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